호놀룰루항 7번 선창에 10여 년 넘게 정박해 있던 역사적인 범선 ‘폴스 오브 클라이드(Falls of Clyde)’가 철거돼 바다로 옮겨졌습니다. 이 배는 하와이 해상 무역의 상징이자,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도착하던 알로하 타워 인근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져 많은 한인들에게도 깊은 의미를 남겼습니다.
어제 새벽 5시 반, 호놀룰루항 7번 선창.
하와이 교통국이 준비한 철거선이 천천히 움직이며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폴스 오브 클라이드’를 끌어냅니다. 지난 1878년 건조된 이 배는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4개의 돛을 단 철제 범선으로,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하와이의 해상 무역과 함께해왔습니다. ‘폴스 오브 클라이드’는 하와이와 캘리포니아를 오가며 설탕과 석유를 운송했던 하와이 경제사의 중요한 흔적이자, 오랜 세월 관광객과 주민들이 찾던 역사적 상징물로 자리해왔습니다. 2008년 호놀룰루항에 정박한 이후 보존단체 ‘프렌즈 오브 폴스 오브 클라이드’가 복원 노력을 이어왔지만, 자금과 행정 문제로 인해 결국 2016년 압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하와이 교통국은 이번 주 배를 항구 밖 약 12마일 해상으로 옮긴 뒤 침몰시킬 계획입니다. 당초 다음 달까지 시간을 두기로 했지만, 예정보다 빠르게 철거가 이뤄지면서 지역 사회에는 아쉬움이 남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철거가 단순히 노후 선박의 처리만이 아니라 하와이 해양 산업과 이민 역사의 한 페이지가 닫히는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존단체 측은 배에 실려 있던 종(bell) 등 일부 유물을 보관해 알로하 타워나 해양 박물관 등에 전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호놀룰루항을 오가던 수많은 이민자와 선원들에게 ‘폴스 오브 클라이드’는 단순한 배가 아니라 하와이의 뿌리와 연결된 상징이었습니다. 146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바다로 향한 이 배는 하와이의 항만과 이민의 역사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