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과 선거 무결성 강화를 명분으로 금융·선거·주택 분야 전반에 걸친 강경 조치를 잇따라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주정부와 지방정부,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월스트릿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은행들에 고객의 시민권 정보를 수집하도록 요구하는 행정명령 또는 기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방안이 시행될 경우, 은행들은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에게도 여권 등 시민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은행들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고객 확인 제도’, 이른바 KYC 규정에 따라 기본 정보를 수집하고 있지만, 시민권 정보는 의무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백악관 측은 재무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승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연방 국토안보부가 시민권을 공식 취득하기 전 투표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 전국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내부 지침에는 ‘잠재적 투표 사기·시민권 취소’라는 제목이 붙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발이나 시민권 박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은 “비시민권자의 투표는 범죄”라며 법 집행 차원의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합니다. 뉴욕타임즈가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약 4천 950만 명의 등록 유권자 가운데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례는 0.02%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비시민권자 투표 가능성을 이유로 일부 주의 선거를 연방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헌법상 선거 관리 권한은 주정부에 있어, 연방 권한 범위를 둘러싼 법적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연방 주택도시개발부는 가족 구성원 중 불법체류자가 한 명이라도 포함된 경우, 연방 보조를 받는 공공주택에서 퇴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상 불법체류자는 연방 임대 보조를 받을 수 없지만, 시민권자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은 허용돼 왔습니다. 당국은 새로운 규정에 따라 지역 주택 당국이 임차인 자격을 이민국에 보고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에 대해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만장일치로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주택·이민 단체들은 수만 명의 시민권자 자녀가 퇴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는 금융, 선거, 주택 정책 전반에서 이민 단속과 선거 무결성 강화를 내세운 강경 기조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방 권한의 범위와 인권, 주정부 권한 침해 여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쟁도 동시에 격화되고 있어 향후 법원 판단과 정치권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