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이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580년, 한글날이 제정된 지는 100년을 맞았습니다. 하와이에서도 한글을 배우고 사랑하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말과 문화를 이어가는 뜻깊은 잔치가 열렸습니다. 한글을 통해 한국과 하와이를 잇는 미래 세대의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신명나는 풍물소리가 잔치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기운 단장이 이끄는 하와이 한인농악단의 힘찬 풍물놀이로 막을 올린 제26회 한글 큰 잔치.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더해졌습니다.
미주한인재단 하와이와 UH 동아시아어문학과, 하와이 K미디어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5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 심사위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UH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비롯해 모아날루아와 칼라니, 이올라니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말하기와 글짓기 등에 참여해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선보였습니다.
한글은 580년 전 백성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문자입니다.
또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해 ‘가갸날’ 잔치를 열면서 한글날의 전통이 시작됐습니다.
에드워드 슐츠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이사는 훈민정음 서문을 소개하며, 누구나 쉽게 배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한글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에드워드 슐츠 이사 /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특히 올해 행사에서는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의 특별 후원으로 선비정신과 한글에 담긴 애민사상을 되돌아보는 특별강연과 함께, 도포와 갓으로 의관을 갖추고 선비의 길을 걸어보는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축사에서는 AI가 세계 각국의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시대에도 언어의 가치는 여전히 크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한선영 주호놀룰루총영사관 동포담당영사는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사람과 사람, 그리고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대영 하와이 한인회장은 123년 전 하와이에 도착한 한인 이민 선조들이 가장 먼저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우리말과 문화를 지켜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서재단 김명희 이사장은 학생들이 멕컬리 도서관의 한국어 서적을 활용해 한글 공부의 폭을 넓혀가길 당부했습니다.
이날 대학부 장원은 하와이에서 만난 한국인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을 여행했던 경험을 발표한 이안 워너 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한국 여행에서 여자친구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포천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를 하며 보낸 추억을 한국어로 풀어냈습니다.
이안 워너 학생 / 하와이 대학교
중·고등부 장원은 모아날루아 고등학교의 아마야 아셀스틴 학생이 차지했습니다.
K-pop을 좋아해 6학년 때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아마야 학생은 한국 음악의 가사를 직접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한국어 공부가 이제는 한국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야 아셀스틴 학생 / 모아날루아고등학교
처음에는 K-pop을 따라 시작한 한글 공부가 어느새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언어가 되었고, 서툴지만 진솔한 한국어 속에는 한국을 향한 관심과 사람을 통해 문화를 알아가는 특별한 경험이 담겼습니다.
한글은 이렇게 세대와 세대를 잇고, 하와이와 한국을 연결하는 하나의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