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 평생 미국에서 살아온 한인 2세가 한국 국적이탈 신고 기한을 놓쳤다는 이유로 국적 포기를 거부당했다가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한국 법원은 병역의무의 공정성뿐 아니라 당사자의 실제 생활 기반과 국적이탈 기한을 놓친 경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2부는 최근 미국 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 A씨가 한국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적이탈 불허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에 이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미국 시민권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씨는 출생 이후 줄곧 미국에서 생활했지만, 자신이 한국 국적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법정 신고 기한을 놓쳤습니다. 현행 한국 국적법상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은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원칙적으로 병역의무를 해소하기 전까지 국적이탈이 제한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한국을 방문한 횟수가 세 차례에 불과하고, 방문 때마다 평균 체류 기간도 약 23일에 그쳤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미국에서 직장을 구해 생활하려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국적이탈을 허용하더라도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무부는 A씨 부모의 한국 방문 경험 등을 근거로 국적 관련 규정을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 복수국적 사실과 신고 기한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법무부의 경직된 국적이탈 허가 기준에 제동을 걸었다며, 해외에서 성장한 한인 2세들의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신고 기한을 놓친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국적이탈 허가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모든 신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개별 사정에 따른 판단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