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 회복을 위해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연방 정부가 러시아에 체류 중인 미국 시민권자들에게 즉각 러시아를 떠나라고 촉구했습니다.
주러미국대사관은 오늘 대사관 홈페이지에 보안 경보 글을 올려 “러시아가 시민들을 군에 동원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시민은 러시아로 여행해선 안 되고, 러시아에 거주하거나 여행 중인 시민은 즉각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자국민에게 ‘러시아 탈출’을 공식 권고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무차별적인 동원령을 내리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국 여행자나 이중국적의 미 시민권자가 징집되거나 동원령 반대 시위에 연루돼 체포될 경우 외교적으로 복잡해질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국무부는 현재 러시아 여행을 금지하는 여행 경보 중 최고 등급인 4단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러미대사관 측은 또 러시아를 떠나는 비행편이 매우 제한적이고, 종종 짧은 시간 내에는 이용이 불가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육로는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라며, 미 시민권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독자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동원령에 반발한 시위가 러시아 전역으로 퍼지는 가운데 주러미대사관은 러시아에서 평화적 집회 권리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인들이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러시아 당국은 시위에 가담한 미국인들을 체포하고 있다”면서 시위 현장에서 보안 요원들의 사진을 찍지 말라고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