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미 달러화 가치가 약 13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미 국채 등 시중금리도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엔화·유로화 등 10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어제 1,293.06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2.01% 급락해 2009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어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4% 뛰어올랐으며,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3.3%, 유로화 가치는 2.1% 각각 급등했습니다. 앞서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7.7%를 기록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배경이 물가 안정이었던 만큼, 인플레이션이 진정 기미를 보이자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이나 최종 기준금리 수준 하락 전망이 힘을 받는 상황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90.2%로 전망됐으며,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3.2%에서 9.8%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경제를 뒤흔든 달러화 초강세도 당분간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8%대로 전날보다 0.3%포인트 이상 떨어졌으며,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된 2년물 금리도 2008년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또 미국 매체 모기지뉴스데일리 집계에 따르면 어제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7.22%에서 6.62%로 0.6%포인트 떨어지는 등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던 모기지 금리도 내렸습니다. 다만 이러한 금융시장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