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신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 역시 법적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 추가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 즉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자, 곧바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새로운 글로벌 관세를 발동했습니다. 동부시간 어제 0시 1분을 기해 전 세계 교역국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향후 15%까지 인상할 가능성도 예고했습니다. 무역법 122조는 ‘근본적인 국제 지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합니다. 법 조항에는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대응하거나, 달러화의 임박하고 중대한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경우에 한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근거로 해당 조항을 발동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일부 경제·법률 전문가들이 법적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제수지는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투자 등 대외 경제거래 전반을 포함하는 개념인 반면, 무역적자는 상품 교역에 한정된 지표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근본적인 국제 지급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 IMF 출신 경제학자 기타 고피나스는 “미국에는 지급 위기가 없다”며, 무역적자를 감당할 해외 자금 조달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수 성향 매체 내셔널리뷰에 기고한 앤드루 매카시 전 연방검사는 “이번 관세는 IEEPA 관세보다 더 명백히 불법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욱이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소송 과정에서 무역적자와 국제수지 적자는 개념적으로 구별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조치가 스스로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달러화 가치 역시 지난 1년간 약 10% 하락했지만,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업자들이 무역법 122조 발동 요건 미충족을 이유로 추가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다만 일부 학계에서는 122조의 본래 취지가 무역적자 대응 수단을 행정부에 제공하는 데 있다며, 대통령 권한 행사를 옹호하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변수는 ‘시간’입니다. 122조에 따른 관세는 의회가 연장하지 않는 한 150일 후 자동 만료됩니다. 현재로선 의회 승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122조를 통해 시간을 확보한 뒤,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활용해 장기적인 관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