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독립운동가들의 마지막 흔적이 120년 만에 ‘탁본’을 통해 귀향했습니다.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지난해 하와이 교민사회가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의 후원으로 하와이 곳곳에 관리되지 못하고 방치되어있던 한국출생 초기 이민자들의 묘비를 탁본해 어제 오전 독립기념관에 기증했습니다.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무명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한인 묘비 탁본 사업’은 지난해, 120년 한인 이민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국외 사적지로 등록되어있는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와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KBFD TV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하와이 한인회, 마우이 한인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와이협의회, 하와이 한글학교 학생 등 범 동포사회가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 : 한의준 담임목사 /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뿐만 아니라 국가보훈처 박민식 장관, 독립유공자 후손인 배우 김승우 씨가 하와이 탁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으며, 시간이 멈춘 마을로도 유명한 충남 서천의 판교중학교 학생들이 하와이 역사탐방을 통해 탁본 프로젝트에 참여해 한국인의 역사의식을 고취 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인터뷰 : 박민식 처장 / 국가보훈처
하와이는 한인 이민이 최초로 시작된 곳으로 당시 한인들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렇게 1920년까지 약 5,000명이 넘는 하와이 한인들은 끊임없이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현재 그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은 70여 명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존재했지만 기억되지 못한 사람들, 일명 하와이 ‘무명 독립운동가’를 찾기 위해 묘비 탁본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입니다.
탁본에 참여한 하와이 한인들은 저마다 느끼는 감정도 남달랐습니다.
인터뷰 : 한의준 담임목사 /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
인터뷰 : 최은진 전회장 / 마우이한인회
미주한인재단과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는 이번 탁본 프로젝트를 통해 하와이 곳곳에 관리되지 못하고 방치되었던 한국출생 초기 이민자 1천200여 명의 묘비를 찾아 디지털 작업을 완료했으며, 이를 국가보훈처에 제공해 향후 독립유공자 발굴 사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가운데 훼손 정도가 심한 묘비 58개를 탁본했으며 이중 백인숙, 오창익, 함삼여 선생 등 독립운동가 12명의 공적을 확인해 지난해 11월 독립유공자로 추서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그동안 중국인 묘역으로만 알려져 있던 ’오아후 카할라 묘역‘에서 한국출생 초기 이민자 106명의 묘지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 이덕희 소장 /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
인터뷰 : 에드워스 슐츠 회장 / 미주한인재단 하와이
한편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기증된 묘비 탁본을 통해 하와이에서 활동한 무명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새롭게 규명하고, 미주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보존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역사 교육의 자료로 널리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