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급격히 확산한 원격근무가 ‘근무 표준’을 바꿔놓는 등 미국의 경제와 인구통계를 소리 없이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원격근무자의 수는 팬데믹으로 인해 고강도 ‘셧다운’ 조치가 이어지던 2020년에 비해서는 감소했지만, 팬데믹 이전보다는 훨씬 많은 상태입니다. 스티븐 데이비스 시카고대 교수 등 3인의 연구자에 따르면 2020년에는 업무의 3분의 2가 원격으로 수행됐고, 2021년부터 22년에는 이 비율이 3분의 1일로 줄었습니다. 이런 추세는 다른 데이터에서도 확인되는데, 이는 재택근무자들이 재택과 출근을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원격 근무의 물결은 금융, 정보 등을 다루는 지식 산업에 특히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원격근무 혁명이 기술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리노이주에서 건설, 지붕공사, 페인트 사업을 하는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업체는 팬데믹 이후 원격·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해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이 회사는 사무실에서 처리해야 했던 번거로운 업무를 없애고 간소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전국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 단위 분석에서 원격근무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맨해튼,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과 알링턴, 폴스 처치, 알렉산드리아, 라우던, 페어팩스 등 북부 버지니아의 교외 중심지였습니다. 상위 10위 안에는 뉴멕시코주 로스 알라모스 카운티의 연방 과학 단지와 조지아주 애틀랜타 포사이스 카운티의 호숫가 부촌도 포함됐습니다. 경제혁신그룹에 따르면, 교외로의 이런 인구 이동은 지난 10년간 본 적이 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원격 일자리가 많은 맨해튼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주요 근로 연령대의 거의 10%가 감소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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