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방의 수장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습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나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특히 나라가 어려울 때 국민의 단결을 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이러한 역할로 국민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영국 왕실은 오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습니다.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각 찰스 3세로서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습니다. 여왕은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던 중이었으며 6일에는 웃는 얼굴로 신임 총리를 임명하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오후에 왕실에서 여왕이 의료진의 휴식 권고로 저녁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오늘 정오가 조금 지나 왕실은 의료진이 이날 아침 여왕을 더 살핀 결과 건강이 염려스럽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왕실의 발표가 나온 이후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 가족들이 속속 밸모럴성에 모여들었고 BBC가 정규 방송을 중단한 채 여왕 관련 소식을 생중계로 전하는 등 전국이 숨을 죽이며 여왕의 병세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여왕은 지난해 4월에는 70년 해로한 남편 필립공을 떠나보낸 뒤 급격히 쇠약해졌으며 10월에는 하루 입원을 하고 올해 초에는 코로나에 감염되기도 했습니다. 1952년 25살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여왕이 재위한 70년 동안 15명의 총리가 거쳐 갔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회와 국제정치 흐름을 날카롭게 파악하고 있었으며 유머와 친화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의회에서 중대한 에너지 위기 대책을 발표하던 중에 보고를 받았고 전현직 총리 등 영국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이 회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밸모럴성 밖에는 여왕의 안녕을 기리는 인파가 모여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