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테크들이 대규모 감원에 나서면서 실리콘밸리에 구직자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고성장과 대대적인 고용잔치에 취해있던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달 들어 11월 15일까지 실리콘밸리 테크기업들은 3만1천200명을 감원했다고 인사관리 컨설팅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가 집계했습니다. 메타 플랫폼과 트위터, 아마존, HP 등이 대규모 감원을 진행 중이거나 조만간 단행할 예정이며, 이는 HP가 수천 명의 감원을 발표했던 2015년 9월 이후 처음이라고 이 회사는 전했습니다. 팬데믹 초기 테크기업에서 실직한 근로자들은 이어진 호황에 대부분 다시 고용됐으나 이번 고용 한파에 해고된 근로자들이 재고용되는 데는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감원 회오리로 해고 근로자들이 넘쳐나고 있는 데다 빅테크들이 고용을 늦추거나 동결하고 있어 구직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보다 높은 급여와 복지를 위해 일자리를 자주 옮겨 다니는 이 지역 테크 업계의 관행도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메타에 입사해 페이스북의 추천 알고리즘 분야에서 일하다 10개월여 만에 해고된 조하 파주하이는 입사 전 쉴 새 없이 채용 제안을 받는 데 익숙해 있었으나 이번에는 별다른 제안을 받지 못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에 놀라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해고 후 창업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반면 비교적 넉넉한 퇴직금을 받은 경우도 많아 지금처럼 경쟁적인 구직시장 환경을 피해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구직활동을 하겠다는 근로자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그동안 구조조정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구글에서도 “다음은 우리 차례”라며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최근 20% 효율성 제고를 하는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직원은 출장 경비예산 삭감 등이 더욱 큰 무엇인가가 일어날 조짐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달 발표된 유튜브 광고 매출 감소와 차세대 노트북 픽셀북 프로젝트 취소, 직원평가시스템 변화 등도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소규모 감원이 지속해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