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폐쇄 이후 위기 확산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이들 은행이 예금 인출과 대출을 재개하고 인수자 물색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SVB 예금·자산 관리를 위해 설립한 임시은행인 실리콘밸리브리지은행 SVBB의 팀 마요풀로스 신임 최고경영자는 어제 고객들에게 서한을 보내 예치금을 믿고 맡겨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고객들이 SVB 예치금을 전액 찾을 수 있다면서, 예치금은 연방예금보험공사에 의해 완전히 보호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고객들의 기존 신용한도를 지키겠다고 밝히는 한편 “신규 고객을 위한 사업에도 열려있다”고 말했습니다. SVB는 지난주 유동성 부족 문제가 불거진 뒤 스타트업을 비롯한 예금주들의 자금 대량 인출 사태로 400억 달러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무너진 바 있습니다. 이후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 연방예금보험공사 등 당국은 지난 주말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SVB의 모든 예금을 보호하기로 하는 등 신속한 대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 이들 은행의 폐쇄 이후에도 미국 은행 시스템의 기반은 여전히 흔들림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은행 시스템 위기 확산 우려가 진정된 데 힘입어 이날 뉴욕 증시도 안도 랠리를 펼쳤습니다. 하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전날 미국의 전체 은행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는 등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편 이번 사태 와중에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유입된 예금 규모가 150억 달러 이상이며 미국 1위 은행인 JP모건에도 정확한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들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고객들이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으로 큰 은행들에 자금을 옮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Previous article‘美 드론-러 전투기’ 충돌
Next article호화 요트 소송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