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는 지난 주말 하와이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를 주최했습니다. 동북아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한자리에 모아 중국·러시아 등과의 국제적 대립 구도에서 ‘동맹 연대’를 강화하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북한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모라토리엄 철회를 위협하며 정세를 ‘대치 국면’으로 되돌리려는 와중에 개최돼 한미일 3자 차원의 새로운 대북 해법이 도출될지 관심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일단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교착 타개를 위한 구체적 대북 유인책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공개된 메시지만 놓고 봤을 때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대북 관여 방안도 실제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전개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이든, 규칙 기반의 질서를 저해하려는 큰 국가들의 다른 행동이든…”이라고 거론하며 북중러와의 국제적 대립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으며 공급망 등의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3국의 공조 필요성을 직설적으로 거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3국이 경제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반도체와 핵심광물 등에서 팬데믹으로 노출된 우리의 공급망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는 인권을 침해하고 환경 기준을 무시하는 공급자들에게 우리가 덜 의존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해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했습니다. 이외에도 3국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12월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과 문구가 같지만,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대만 문제가 거론됐다는 것만으로 반발할 소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