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했던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다고 노동부가 오늘 발표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은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전년 동월보다 8.5% 올랐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월 9.1%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것입니다. 전월 대비로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급등세가 거의 멈췄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도 좋은 결과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8.7% 상승이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9%,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월과 동일하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6월보다 크게 낮아졌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던 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선 것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달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4.6% 하락한 가운데 이 중 휘발유 물가는 7.7%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가 완화에 힘입어 지난 6월 폭등했던 항공권 가격도 7월에는 7.8% 급락했습니다. 식료품과 주거 비용은 오름세를 유지했습니다. 식료품 물가는 전월보다 1.1% 올라 7개월 연속 0.9%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9% 올라 1979년 5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습니다. 주거 비용도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5.7% 각각 올라 전체 근원 CPI 상승분의 40%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꺾였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정학적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근로자 임금과 집값 등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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