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책임론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내심 반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제밤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히며 출마 신청 서류도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냈습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분열과 거짓, 혐오 조장의 아이콘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면서 또 출마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선 경쟁 측면에서는 트럼프 나오면 땡큐를 칭하는 이른바 ‘트나땡‘이라는 입장입니다. 진보 성향으로 친(親)민주당인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에 “미국인으로서 트럼프의 출마와 거짓말, 분열, 미국 민주주의를 깎아내리는 노력은 완전한 ‘호러 쇼'”라면서도 “2024년 어떤 공화당 후보도 대선에 당선되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진영의 이런 반응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에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 진행된 전국 단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거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화당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대패했으며 2020년 대선도 졌습니다.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대승이 예상됐으나 고전했는데, 그 원인으로 ‘트럼프 역효과’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당장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출 마를 다음 달 진행되는 조지아주 상원 결선에서의 민주 진영 결집의 소재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화당 허셜 워커 후보를 ‘트럼프 확장판’으로 규정하고 조지아주 상원 의원 선거 자금 기부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인프라 법을 비롯해 바이든 정부의 입법 성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