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왕조의 마지막 상속녀인 애비게일 카바나나코아 공주가 지난 일요일 저녁, 향년 96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주 당국은 이를 추모하기 위해 주 전역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습니다.
이오라니 궁전은 어제 성명을 통해 하와이 주민들이 ‘마지막 알리’라고 부르는 애비게일 키노이키 케카울리케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전날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알리’는 하와이에서 옛 왕족을 일컫는 말로 이오라니 궁전은 카와나나코아 공주가 생전 거주한 곳이지만 건물 대부분은 사실상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카와나나코아 공주는 현재로선 공식적인 왕족은 아니지만 미국이 1893년 하와이 왕국을 무너트리기 전까지 섬을 통치한 왕실 가문 출신으로, 하와이 원주민 사이에선 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져왔습니다. 카와나나코아 공주의 외증조부는 하와이에서 설탕 농장으로 큰 재산을 모아 한때 하와이 땅을 가장 많이 소유했던 아일랜드 출신 사업가 제임스 캠벨입니다. 캠벨의 딸인 애비게일 와히카 아훌라 캠벨은 데이비드 카와나나코아 왕자와 결혼했고, 그들의 딸인 리디아와 남편 윌리엄 엘러브록 사이에서 마지막 왕족인 애비게일이 태어났습니다. 애비게일은 원래 자신의 아버지인 엘러브록의 성씨를 따랐으나, 외할아버지인 데이비드 카와나나코아 왕자가 사망한 뒤 외할머니가 그를 입양했습니다. 이로써 그의 이름은 왕족의 성씨를 딴 애비게일 카와나나코아가 되면서 공주로서의 그의 지위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고인은 외증조부로부터 2억1천500만 달러에 달하는 거금의 재산을 상속받아 이를 하와이를 위해 사용했습니다. 그녀는 수년간 하와이 원주민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을 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