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오늘 국가부채 한도에 따른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따라 일단 6월까지는 시간을 벌게 됐으나 부채한도 상향을 놓고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어 향후 협상 전망은 밝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채한도를 둘러싼 백악관과 공화당의 대립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 권력을 나눠 갖는 의회 지형 변화 이후 첫 정면충돌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됩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서한을 보내 부채 한도 문제와 관련, “재무부는 오늘부터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갔다”면서 “특별 조치가 시행될 수 있는 기간이 불확실한 만큼 미국의 신용과 믿음을 보호하기 위해 의회가 신속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연방 공무원 퇴직·장애인 연금신규 납부 유예 등의 특별 조치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재량적 자금 집행을 위한 부채발행 유예기간이 이날부터 6월5일까지 시행된다고 의회에 고지했습니다. 백악관도 연일 의회에 전제 조건없이 조속히 부채한도를 상향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대규모 정부 지출 삭감을 전제조건으로 거론하면서 ‘버티기 모드’로 들어간 모습입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안한 상태입니다. 그는 지난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부채 한도 문제와 관련, “모든 정부는 예산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그런데 백악관이 1페니의 낭비도 찾을 수 없다며 지출 삭감에 반대하는 것은 우리를 파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화당은 아직 구체적으로 연정 정부의 지출 가운데 어떤 항목에서 삭감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채한도는 연방 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현재 부채한도는 31조 3천 810억달러입니다. 만약 미국의 총부채가 한도에 도달하고 의회가 이를 늘리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을 경우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