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주 콜레턴 카운티 소재 제14구역 지방법원의 클리프턴 뉴먼 판사는 오늘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앨릭 머독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배심원단은 전날 그에게 유죄평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머독은 2021년 6월 7일 저녁 아내 매기와 막내아들 폴을 가족이 사는 저택의 개집 근처에서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습니다. 6주간 열린 재판에 증인 75명이 출석하고 800건 가까운 증거가 제시됐으나, 직접증거가 없었습니다. 다만 숨진 아들 폴의 아이폰에 찍힌 영상이 정황증거로 포함돼 평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증인들은 살인사건 발생 5분 전에 촬영된 이 영상에 머독, 매기, 폴 등 3명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FBI의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들은 폴의 암호화된 아이폰에서 이 영상을 찾기 위해 1년 넘게 공을 들였습니다. 머독은 수사 과정에서 사건 현장인 개집에 가지 않았다고 줄곧 주장했으나, 지난달 법정에서 자신의 음성을 담은 영상 증거가 제시되자 거짓 알리바이를 댔다고 시인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날 판결 직전까지도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재판에서 검찰은 머독이 횡령 등 그간 저지른 범죄가 곧 들통날 것 같은 상황이 되자 동정심을 유발하고 시간을 벌기 위해 가족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독은 수십 년간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돼 약값을 충당하고 화려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횡령 등을 저질렀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 여죄가 드러나면서 머독은 가문이 운영하는 로펌과 의뢰인들로부터 막대한 금액을 횡령하는 등 약 100건에 달하는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해당 사건 외에도 2018년 가사도우미의 사망과 큰 아들의 고교 친구가 숨진 사건 등 다른 사망사건 의혹도 줄줄이 나와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머독 가문을 둘러싼 의혹과 사연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