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1%로 집계됐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미 경제는 3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2.6%)보다도 성장률이 크게 내려갔습니다.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은 주로 민간 기업들과 부동산 부문의 투자 감소 때문이며 이 2가지 요소는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특히 민간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을 줄인 것이 전체 GDP를 2.3%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거의 5%포인트 끌어올린 것이 경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나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비로 지난 분기 소비 지출은 전 분기보다 3.7% 증가해 경제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수출도 4.8% 증가해 수입 증가폭 2.9%을 웃돌았습니다. 그러나 최근까지 미 경제를 지탱한 소비자들 의 지출이 분기 말로 갈수록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향후 경기침체 우려를 짙게 합니다.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연초까지 과열 양상을 보이던 노동시장 역시 최근 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정리해고와 중소 지역은행 붕괴 사태로 흔들리는 조짐을 보입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 붕괴 후 잠잠해지는 듯했던 은행 위기설이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중심으로 재점화한 것도 불안 요소로 꼽힙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불황 속에 물가는 계속 오르는 1970∼198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한 조짐으로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