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은행 SVB 파산 이후 미국 금융권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1조5천억 달러에 가까운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채의 만기가 2025년 말까지 도래하면서 향후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2025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채가 1조5천억 달러에 가깝다면서 대출자들이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2027년 만기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5천500억 달러로 정점을 찍는 등 향후 4년간 계속 증가세를 보이며 이른바 ‘부채 장벽’이 계속 높아지게 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사무실과 소매상점 부동산의 평가 가치가 고점 대비 40% 정도 떨어지면서 채무 불이행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모건스탠리의 경고입니다. 최근 제임스 이건을 비롯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사무실 건물·상가·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들에게 차환 위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했습니다. SVB 파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중소은행과 지역은행들에서 예치금이 빠져나갔는데, 이들이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해온 만큼 향후 대출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방 정부의 후원하에 있는 연방저당권협회 등이 발행하고 부동산 대출에 의해 뒷받침되는 ‘에이전시 상업용 부동산저당증권’의 절반 이상을 은행들이 보유한 점도 차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과 디폴트 우려 속에 정부 보증 없는 부동산저당증권 판매는 올해 1분기에 이미 전년 동기 대비 80% 정도 줄어든 상태입니다. 다만 블룸버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대출 조건이 보수적으로 바뀐 만큼 평가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일정 정도 완충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중소은행들의 대출이 금융 불안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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