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 조건으로 대규모 예산 삭감을 내건 예산안을 추진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습니다.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르면 7월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간 부채한도 상향을 둘러싼 대치가 가팔라지는 모습입니다.
백악관은 오늘 공화당의 부채한도 관련 예산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미 발생한 부채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조건으로 극단적 양보를 끌어내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는 공화당 예산안에 대해 바이든 정부는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앞서 공화당은 최근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내년 3월 31일까지 1조5천억달러 상향하는 대신 내년 연방정부 예산을 1천300억달러 삭감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당시 “만약 워싱턴이 더 지출하기를 원하면 많은 일반 미국 가정이 매일 그렇게 하는 것처럼 어디서 절약할지를 함께 찾아야 한다”면서 “조건이 붙지 않은 부채한도 인상은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공화당의 부채한도 상향과 정부 지출 삭감 연계 방안에 대해 계속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습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부채한도는 부채한도대로 조건 없이 상향하고 정부 재정 개혁 문제는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왔습니다. 부채한도는 연방정부가 차입할 수 있는 돈의 규모를 제한하기 위해 의회가 설정한 것입니다. 현재 부채한도는 31조3천810억달러로 이는 2021년 12월 의회에서 증액된 것입니다. 만약 미국의 총부채가 한도에 도달하고 의회가 이를 늘리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지 않을 경우 디폴트가 발생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