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민주당 내 위협적인 경쟁자는 없는 상태지만, 올해 80세로 고령인 데다 인플레이션 등을 비롯한 경제 이슈 문제로 당내에서조차 지지율이 역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험로가 예상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미국 영혼을 위한 전쟁으로 규정했던 2020년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하는 ’마가‘ 슬로건을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면서 미국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아직은 해야 할 일이 더 있다면서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공개한 3분 분량의 출마 선언 동영상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벌어진 1·6 의회 폭동 사태로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 세력이 미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했던 상징적 장면으로 이 사태를 제시하면서 “문제는 향후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가질 것인가 아닌가다. 아직 만족할 때가 아니다”면서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다시 제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 이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때도 마가 공화당 심판론을 부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통해 중간선거의 핵심 의제인 ‘정부 심판론’을 피해 가며 예상 밖의 선전을 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활동 등을 벌이면서 전면에 나섰던 공화당은 고전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나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대선에는 82세로 도전하게 되며 재선에 성공해 2번째 임기를 마치면 86세가 됩니다. 모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했으나 80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NBC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일반 유권자의 70%가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했으며, 이 중 48%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그 이유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애초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이른바 ‘세대 연결 후보론’을 제시하면서 당선되더라도 재선 도전을 하지 않을 것처럼 시사한 것도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문제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인프라법,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역사적 입법 성과를 이루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9%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중심 경제 정책으로 막대한 투자를 끌어내고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민심과는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