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초반 경기침체에 대응해 유동성을 풀었던 연준은 지난해 3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봤던 연준 예측은 빗나갔고, 지난해 5월 8.6%로 4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2월 6.0%로 떨어졌지만, 연준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그 사이 연준은 4차례 연속 0.75%포인트를 포함해 1년간 8차례에 걸쳐 금리를 4.5%포인트 인상, 금리 상단을 4.75%로 높인 상태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에는 고금리 여파로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경고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은행 순위 16위까지 올랐던 실리콘밸리은행 SVB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에 기업들의 예치금 인출과 보유자산 매각에 따른 손실로 경영 압박이 가중돼 결국 지난 10일 파산한데 이어 이틀 뒤 시그니처은행도 무너졌습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규모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워싱턴 뮤추얼 은행 파산에 이어 미국 은행 역사상 각각 2위, 3위에 해당합니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마르고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보유자산의 평가 가치가 하락한 만큼 은행들이 유사한 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미국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등의 가격 하락에 따른 미실현 손실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약 6천2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가 조기에 진화되지 않으면 금융 안정 이슈 가 물가 안정 문제를 덮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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