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을 저지른 러시아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사실상 퇴출당했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 제기와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고 발언권도 잃게 됩니다.
유엔총회는 오늘 긴급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을 찬성 93표, 반대 24표, 기권 58표로 가결됐습니다. 표결에 불참하거나 기권한 나라를 제외한 유엔 회원국 중 3분의 2 이상이 결의안에 찬성함에 따라 러시아는 인권이사국 자격을 박탈당하게 됐습니다. 이로써 러시아는 지난 2011년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 진압한 리비아에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쫓겨난 두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 유엔 산하 기구에서 자격 정지된 것은 러시아가 처음입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을 이유로 미국이 추진한 이번 결의안에 서방 국가들과 한국 등이 찬성표를 던진 반면 북한, 중국, 이란은 반대표를 행사했습니다. 인도, 브라질,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등 기권한 나라도 많았습니다. 이날 표결은 3월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하는 2건의 결의안이 각각 141표, 140표의 압도적인 찬성 몰표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후퇴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반대표와 기권표, 아예 표결에 불참한 나라를 모두 합치면 193개 유엔 회원국의 절반을 넘는다고 AP통신이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는 결의안 통과에 따라 앞으로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결의안을 제기하거나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발언권도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