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역대 최악의 분유 공급부족 사태로 비상이 걸린 데는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모유수유를 포기한 산모가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어제 보도에 따르면 인구 컨설팅 업체 ‘데모그래픽 인텔리전스’는 최근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미국 산모의 모유수유 비율이 2020년 34%에서 올해 14%로 급감했다고 추산했습니다. 이 분석은 오차범위가 큰 편이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10여 년간 꾸준히 늘어나던 모유수유가 급격히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만큼은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2001년 16%였던 미국의 모유수유 비율은 2017년 36%까지 높아졌고 이후 2019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당시 모유수유가 신생아 두뇌 발달과 면역력 형성에 좋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산모들이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문제는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으로 2020년 초부터 방역 규제가 도입되면서 산모의 모유수유를 돕는 각종 지원이 일제히 끊겼다는 점입니다. 출산 후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단축된 탓에 많은 산모가 젖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퇴원할 수밖에 없었고, 일부 신생아는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과 대면접촉마저 제한됐습니다. 일부 모유수유 상담사들은 비필수 인력으로 분류돼 다른 업무에 재배치되거나 실직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출산경험자나 주변인의 도움을 받는 것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산모가 출산 이후 모든 상황을 거의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현재 상황을 야기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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